공지영/맨발로글목을들다
운명이 생을 덮치는 경험을 했던 사람들은 안다.그포충망 속에 사로잡히고나면 시간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단지 회전하고 있을뿐이다. 고통을 중심으로 하여 빙글빙글 돌아가고있는 것이다. 다만 하나의 슬픔의 계절이 있을 뿐이다. 라고 어느날 갑자기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구경거리가 되어 런던감옥에 갇혀야했던 오스카와일드는 썼다.
어두움이 빛을 이겨본적없다.
아우슈비츠 수용소 비석
실은 나 한 달 전 출장 다녀오는 길에 유산했어요.
이토록 운명의 벽이 단단하다는 것을 느껴본 것은 처음이었어.투명 유리창에 머리를 꽝 부디 친 것 같다고나 할까.
글이 우리를 구원할 수있다는말. 선배가 그런 말했거든 .
죽고싶었지만 신기하게도 진짜로 죽으려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이상하게 운명에대한 대결 같은 거.
그것은 맞서는 대결이 아니라 한번 껴안아보려는 그런 대결이었는데.말하자면 풍랑을 당한 배가 그 풍랑을 이기고 가는 유일한방법은 그풍랑을 타고 넘어가는 것 같은 그런종류의 대결.
내게 이것을 가르쳐준 것은 글이었는데 글은 모든 사람의 가슴에서 넘치다가 엎질러져 나오는것이고 그렇게 엎질러져 나온 글들은 상처처럼 빨간 속살에서 터져나온 석류알처럼 우리를 기르고 구원하니까요
다만 우리가 숨쉬는 공기 속에는 이른바 비활성 기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박식하게도 그리스어에서 따온 진기한 이름을 갖고있는데 각각 ‘새로운것’‘숨겨진것’‘낯선 것’‘움직임이 없는 것’이라는 뜻을 지닌다. 이들은 정말 활성이없어서 그러니까 자신들의 처지에 만족하고 있어서 어떤 화학반응에도 개입하지 않고 다른원소와 결합하지도않는다. 그 가운데는 공기의 일 퍼센트를 차지할정도로 상당히 많은 양이 존재하는 아르곤.곧움직임이없는 것이 있는데도 말이다.
다시말해 그 양은 이지구상에서 생명척의 흔적이 유지되는데 없어서는 안되는 이산화탄소보다 스무배또는 서른배나 많은 양이다.
신기하지.원소들이 제 처지에 만족하고 있다는 표현이라니.
운명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왜착한 사람들에게만 저런일들이 일어나는지 나는 그것이 알고 싶다고 생각했었습니다.그런데 이제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선의를 가진 그들만이 자신에 대한 진정한 긍지로 운명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걸 말이지요.
북한에 납치되어 이십사년간 억류당하며 한국말을 배워 통역사 일을 하는 인생이란 참으로 알 수없는 ..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무언가 있다.
그리고 공지영 책속에 활자들은 모두 살아있던것들이다.
자신의 아픈 생채기같은 상처들마저 모조리 아낌없이 활자로 만들어내는 그 무리할만큼의 진솔함이
글의 매력이다.
나는 여태 그런 글을 쓰기보다는
내상처를 덮을 수 있는 끄적임을 했다.
글에도 용기가 필요하고 온 나를 바쳐야 한다는 생각마저 들게했다. 그리고 그생각이들었을때 나는 덜컥두려움이 났고 나는 글쓰는 직없을 갖지않아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저 독자라서 감사함을 느낄만큼 ..
지식이 너무많아 고달픈지도 모른다.
무지해서 인지하지못하고 살아가고
내 허점도 읽어내지못해 타인의 또는 사회의 무지나 정곡따윈 찔러낼 줄 모르고 사는 삶이 더 윤택할거란 생각이든다.
알기때문에 아픈여성.
공지영씨는 여러글을쓰지만 난 아직도 책에서 그녀의 강한 여성성을 느낀다. 글체나 활자들이 그렇다기보다 그녀의 바람이 진짜여자는 아니였을까하는 생각이든다는 것이다.
무튼. .먹먹해져온다.오늘하루도 .
공지영/맨발로글목을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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