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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공지영/존재는눈물을흘린다

by 아직 이른 2022.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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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영/존재는눈물을흘린다

 

나는 빨리 늙어버릴거야
연금을타면 제일먼저 흔들의자를 사겠어
시간이 얼마나 느리게흐르는지를 느끼면서 내내 거기앉아있을거야...
아마생각하겠지.
이렇게 허망해질 것을 왜 그렇게 볼이빨개지도록 뛰어다녔을까..
나는거기앉아서 내 젊은날의 욕망을비웃을거야.
하지만 내게 그런 시간이 남아있을거라는 꿈이있기때문에 나는 욕망을 지금은 소중히 여기겠어.

생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허락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젊음과시간 그리고 아마 사랑까지도
기혹는 결코 여러번 오는법이 아닌데
그걸 놓치는 건 어리석은 일이야
우리는 좀더 눈을 크게뜨고 그것들을 천천히 하나씩 곱게 땋아내려야해.
그게사는거야

아주작은행복 하나를 부여잡기위해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면서 사는지아니.
진짜허망한건 제가 어디로가는지도 모르고 휩쓸려가는거라구
너는 흔들의자를 내다놓고 앉아 그걸생각하며 울게될거야

결혼할때 그랫던것처럼 열정하나로.다만사랑의 이름으로 그러니까 우리는 아직젊고 그래서 노력하면 안될것없다는 그런순진한얼굴을 하고달려드는 그가어쩌면 나는 무서웠는지도 모른다

상처의 빛깔같은 것은 돈의 액수로 결정되지않는다는 것
지니고 있는 상처는 사람의 얼굴모양새만큼 다른다는 것


그가 나의 잠옷으로 정해준 그의 낡은 면티셔츠
휴일이나 토요일오후
나는 그의 커다란티셔츠늘 원피스처럼 입고 엎드려서 앙상한다리를 함부로 덜렁거리며 그의 집에서 영화를 보고 또 커피를마셨다

새들이 페루에 가서 죽는다지요,
로맹가리소설. 새들은 어디서나 죽어요

죽기전 새들은 날개가처음 돋앗던 시절을 기억했을까
처음비상을 할때
하늘을 우러르는 빛으로 솟아오르다 그푸른 눈동자들을 그리고시간이 지나간후날개가 꺾여 파르르 떨리는 순간이왔을것이다
하지만 그순간들이 있는 한,죽음역시 삶의과정으로 존재하게 되는것

이세상에서 변하지않는 단 하나의 진실은 모든것은 변한다는 사실뿐이다

사랑은 완성되어져야하는 것이아니예요
혁명이 그렇고 삶이그렇이
하지만 우리는 끝을보고싶어했어요
손으로 만질수있고 눈으로볼수있는 그런것들이 아니면 모든것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과 같은거라고

그중간이 존재하고 그과정도 존재하며 사실은 삶이란게 바로 그런 과정들일 뿐인데 말이예요

삶조차 완성 될수는 없는 건데요.

 

 

공지영/존재는눈물을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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