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EVIEW

전경린/검은설탕이녹는동안

by 아직 이른 2022. 12. 21.
반응형

전경린/검은설탕이녹는동안

 

세상은 텅 비어 있었고 무엇을 해도 심심했고 아무것도 긍정할 수 없었다.

다만 아주 막연히 어딘가로 가고 싶었다.

 

삶이란 우리를 어느 다른 곳으로 데려가는 것이 아니라 퇴적층의 무늬를 만들며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운반하는 것이 아닐까

 

부러진 상이나, 학년이 지나간 교과서들과 참고서, 이불에서 빼낸 해묵은 솜덩이와 고장난 라디오와 전기난로 같은 것 사이에 누워 있으면

나도 망가진 물건 같이 느껴졌다. 우수련..

 

누군가 나에 대해서 자기 식대로 규정하면 나는 포획된 이미지처럼 꼼짝없이 그런사람일 뿐인 것이다.

그렇다고 나의 내면을 설명할 도리도 없다.

내가 알고 있느나.. 나를 알려고 하면 할 수록 나란 존재의 경계는 열려버리고 자신이라고 믿는 것이 점점 더 허구가 되어버린다

단지'너'가 아니기 때문에 '나'인 것만 같은 ,세계와 타인사이의 경계막, 살려고 하는 또하나의 맹목적 의지, 질서를 부여해야 하는 두서없이 뒤섞인 욕망의 덩어리

혼자 있을 곳을 찾아헤매면서 동시에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비극적인 이중도주.

 

사실은 너도 나이고 할머니도 나이고,동생도 나이고 선생님도 나이며 엄마도 나이고 이웃사람이나 거리의 행인도 나인것이 아닐까

 

언제든 나와 너 자신과 함께 바로 이곳에서 새로워 질 수 있어 그걸위해 우린 싸우는 거지

그건 새로운 세대의 강박증이지만 청춘의 정의이고 세계에 대한 청춘의 예절이기도 해

 

 

 

 

 

 

책을 다 읽고 누웠음에도 책에서 수련의 마음이 잔상으로 남아 눈물이 났다

첫구절부터 마지막 구절까지 빠짐없이 우수련이 한새누리가 되는 묘한 감정을 느꼈다

그저 동감이라는 감정만으로도 충분해라고 생각해는데 더큰 동감이상의 느낌을 만났다

스무살이 삶이 되지 않기 위해'전부'로서 생애 응할 것

모든것이 공허하고 둥둥떠다니던 부질없게만 느껴지던 나의 스무살

결국 그것들 나의 방황은 부질없지 않았다,  

 

 

 

전경린/검은설탕이녹는동안

반응형

댓글0